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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Writing

행복에 대한 끄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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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작가는 "무라카미 하루키"이다.


그의 "상실의 시대"를 읽은 후로, 책을 읽게 되었다.

정확히는 그 책을 읽기 전 20여년과 그 후의 3년 동안 읽은 책의 양을 언뜻 생각해봐도 알 수 있다.


그 후의 3년 동안 이런 저런 책을 읽게 되었고,

"인간 실격", "그리스인 조르바" 등 몇가지 좋아하는 책들이 생겼다.


책을 읽다보니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는 습관이 생겼다.

좋아하는 부분이 생기면 계속 읽었고, 읽을 때마다 새로운 분위기로 찾아왔다.


책을 읽으면서 신기했던 것은, 책 속의 글을 읽으면 이미지들이 떠올라 상상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얀 종이 위의 까만 글씨들을 읽는데, 다양한 그림들이 내 머리 속으로 들어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그림은 내 기분에 따라 천차만별이었다.


이제야 본론의 시작이다.

행복에 대한 끄적임, 그것이 이 글의 명확한 주제이다.


군대에 있을 당시, 나에게 영향을 준 인물들이 몇명 있다.


그 중 한명은 소소한 행복에 대해 이야기 해준 선임이고, 다른 한명은 "상실의 시대"를 소개해준 동기이다.

나는 군대라는 곳을 일종의 훈련기간이라고 정의한다.


2년 동안의 시간을, 자신의 의지가 아닌 곳에서 위계질서와 타인의 명령으로 움직이는 시간.

행복에는 분명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자기 결정권, 그리고 그것을 행하고자 하는 자율의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군생활 동안은 행복과 멀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기상을 알리는 나팔 소리가 들리면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은 잊지 못 할 - 꽤 오랫동안 생활관의 막내 생활을 했던 나는, 불을 켜기 위해 스위치로 달려가곤 했다. 그리고 그 날은 비가 내렸다. 


비가 오지 않는 날은 서둘러 준비를 한 후 연병장에 집합을 한다. 점호를 받은 후 그날의 일정에 따라 움직인다.

비가 온 그 날은 실내 점호를 하고. 아침식사를 할 수 있었다. 


한쪽 구석에서 담배를 피고 있던 나에게 분대장이 다가왔다.

서둘러 담배를 끄던 나에게 "괜찮아 펴, 요새 힘들진 않니?"

"괜찮습니다." 라고 말했다.


이 사람은 내가 속으로 좋아하지만, 한번도 내색한 적이 없었다. 그것은 그가 원리원칙적인데다가 위계질서를 분명히 하는 사람이기에

괜히 편해지면 안 되겠다 싶었기 때문이다.


그날따라 그는 먼저 다가와 말을 걸었고,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군생활은 다들 힘들거야, 그런데 오늘처럼 비가 와서 아침 점호를 안 하는 날은 기분이 좋지. 여기서도 작은 행복들을 느낄 수 있어.

예를 들면, 휴가 나가기 전의 설레임 이라던가 악천후로 취소된 훈련 같은 것 말이야. 그런건 여기가 아니면 느낄 수 없는 행복들이야.

힘들때마다 하나씩 찾아봐."


몇달후 그 선임을 전역을 했고, 비가 오는 날이면 한번씩 떠올리게 된다.


"상실의 시대"를 소개해준 동기는, 관물함에 짐이 많이 없었지만, 이 책은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나에게 이 책을 권하며 말했다.

"아마 읽다보면 재밌어서 소등 후에 화장실에서도 읽게 될 걸"


딱히 책에 관심이 없던 나는 시간을 보낸다는 생각으로 그 책을 읽기 시작했고,

멈추고 싶지 않았다. 동기의 말대로 화장실에도 들고 다니면서 읽고 몇번을 읽었다.


그리고 그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책의 재미에 빠졌다.

소설은 결코 그 글의 목적, 주제와 결론등을 주지 않는다.

그것은 늘 열려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우리가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소소한 행복은 늘 존재한다. 시원한 날 야외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읽는 책이라던가

더운 날 바다에 빠져들어 성숙한 여성들과 함께 하는 수영이라던가

혹은 추운 겨울날 따뜻한 방안에 누워 보는 영화라던가


그런 것들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다. -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니까


행복은 아마 늘 존재하는 지도 모른다. 

내가 바꿀 수 없는 상황 속에서도, 나는 작은 행복들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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