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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생활/시드니

호주 시드니 여행 - 아울렛, 아사이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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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네 집은 혼스비에 있다. 혼스비는 시드니 시티에서 약 50분 정도 떨어진 위치에 있다. 시드니에는 시티 외에도 큰 쇼핑몰을 가진 지역들이 많다. 예를 들어, 혼스비, 탑라이드, 맥쿼리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우리가 있던 혼스비에는 분수대를 중심으로 크게 쇼핑몰이 펼쳐져 있다. 아침식사는 강남이라는 한식당에서 했다. 순두부찌개, 육개장, 불고기 파전 등을 시켜서 아침 치고는 무겁지만, 든든한 식사를 했다. 그중에서도 불고기 파전은 생전 처음 먹어본 음식이었는데 달달하니 맛이 좋은 파전이었다.

 

식사를 마친 뒤 근처에 있는 올리버브라운 - 주로 한인이 운영하는 초콜렛 전문 카페 - 에서 커피를 마셨다. 웃긴 것은, 휘는 전문 바리스타인데 아직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라고 주문을 했다는 것이다. 호주에서는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아메리카노 대신에, 아메리카노와는 약간 제조방법에 차이가 있는 이를 테면 물을 먼저 붓는지 원두샷을 먼저 붓는지 정도의 차이, 롱블랙이라고 부르는 커피가 일반적이다.

 

아이스 롱블랙을 4잔 테이커 웨이 해서 버킨헤드 포인트 아울렛으로 향했다. 이 아울렛은 드럼모인이라는 지역에 있다. 휘와 나는 시드니에서 2년간 드럼모인에서 살았는데, 이곳은 비교적 노인들이 많이 살고 강가를 끼고 있어 아름다운 곳이다. 그곳에 위치한 버킨헤드 포인트 아울렛은 휘가 처음으로 일을 시작한 곳이기도 하다. 나이키, 타미 힐피거, 캘빈 클라인 등 많은 브랜드들이 입점해있다. 전에도 종종 가서 싼 가격에 좋은 제품을 구매하곤 했었다.

 

 

 

버킨헤드 포인트 아울렛

 

 

구자와 지은은 타미 힐피거를 좋아한다. 몇 가지 스웨터를 입어보고는 하나를 구매했다. 휘는 나이키 운동화를 샀다. 평소 일을 하고 나면 발이 아프다고 해서 편한 신발을 찾던 중, 청바지의 반 이상이 찢어져있는 한 여성 점원의 도움으로 괜찮은 운동화를 샀다. 본인도 가지고 있는데 정말 편하다고 하는 순간 휘의 무언가를 자극한 모양이다. 별다른 고민 없이 바로 구매한 것을 보면 말이다.

 

나는 캘빈 클라인에 가서 모자를 하나 사고, 모자는 잘 어울리지 않지만 모자 욕심은 많다, 여성들은 속옷을 구경했다. 시드니에는 다양한 인종들이 산다. 타즈마니아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뒤섞여 사는 모습이 부조화 속의 조화를 이루는 것처럼 보인다. 현대의 호주는 약 200년 정도의 역사를 가진다. 그중의 상당 부분을 이민자들이 차지한다. 호주의 음식은 뭐지 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다양한 음식들은 그 자체로 호주의 문화로 느껴질 때가 있다.

 

드럼모인에서 다리 하나를 건너면 발메인이라는 동네다. 그곳에는 휘가 자주 가고, 좋아하는 아사이볼을 파는 카페가 있다. 이 카페는 식품점을 같이 운영한다. 동네는 신식 아파트들이 들어서 있고, 조용하며 역시나 강을 끼고 있는 모습이 아름답다. 아사이볼은 아사이 열매로 만든 아이스크림에 견과류와 과일류를 넣고 피넛버터를 뿌려먹는 것이다. 보는 순간 몸에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사이볼

 

 

햇살이 좋은 날, 노상 카페에 앉아 시원한 것을 마시는 것은 흔하지만 귀한 일이다. 날씨는 사람의 마음을 크게 좌우한다. 다행히도 첫날의 매캐한 공기는 온데간데없이 꽤나 맑은 날이었다. 전날 많이 마신 막걸리로 배탈이 났는지 연신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는 휘와 옆에 있던 조그만 크리스마스용 트리를 사고 싶다던 지은이 그리고 산뜻한 바람을 느끼며 주변을 구경하던 구자와 나는 귀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 시간들은 흔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돌이켜보면 가장 귀하고 값진 순간들이다. 우리도 시드니 여행을 가기 전에 이런 소소한 행복을 많이 느끼고 싶었다.

 

벌써 시간은 4시를 향해 갔고, 혼스비 쇼핑센터로 돌아왔다. 집으로 가서 영화를 볼까, 보드게임을 할까, 저녁은 무엇을 먹을까 등등 고민을 하다가 우선 보드게임을 보러 갔다. 검색을 해서 몇 개 찾아봤지만, 결국에는 UNO를 들고 나왔다. 4박 5일 동안 잘 곳을 제공해준 친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하고자 저녁을 사겠다고 했다. 우리는 에핑에 있는 '나라'에 갔다. 이곳은 한국식 일식을 하는 집이다. 한국식 일식이라는 말이 조금 어색할 수 있지만, 코스의 끝에 매운탕이 나온다는 점에서 알맞은 말이다.

 

몇 가지 반찬, 회무침, 튀김, 초밥, 회, 그리고 매운탕이 차례대로 나온다. 초반 음식이 나오는 속도가 다소 느렸지만, 중반부 이후에는 쉴 새 없이 나왔다. 소주를 조금 마시며, 회를 먹었다. 구자는 해산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사실 그곳에는 해산물을 좋아하는 사람은 나뿐인 것 같았다. 매운탕에 밥 한 공기로 마무리했다. 방 안에서 밥을 먹으며, 괜스레 이야기가 밖에 들리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홀에는 딱히 사람이 많진 않았다. 6시에 들어간 식당을 9시가 넘어서 나왔다. 

 

집으로 가서 샤워를 한 후에, 구자와 지은은 샤워를 꼭 같이 한다. 그리고 엄청나게 빠르다. 원카드를 시작으로 UNO를 했다. 단순한 게임이지만, 여럿이 벌칙을 만들어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나는 그 수십 판의 게임 중 딱 한판만 이겼다. 그것도 제일 첫판만을.

아쉽게도 다음날은 구자와 지은은 출근을 해야 했다. 

 

앞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https://adjstory.tistory.com/139

 

호주 시드니 여행 - 산불 후 시드니 공기는 어땠을까?

그 앞의 기록은 글로 남긴 적이 없다. 이야기 흐름에 도움을 주고자 우리의 이야기를 간략하게 적고 넘어가겠다. 나와 휘는 2017년 4월 10일 호주 시드니로 이주를 했다. 이주라는 것이 적절한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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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https://adjstory.tistory.com/141

 

호주 시드니 여행 - 뉴타운, 타운홀 트램, 한인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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